
HAENGBOK BUKGU CULTURAL FOUNDATION
The 4th solo exhibition by
JEE, YONGSUN 2018
지 용 선 개 인 전
2018 7.30 mon - 8.4 sat
끝 없는 비움, 그 과정의 기록
채움을 얻기 위한 행복한 비움의 여정
이번으로 네 번째 전시회를 맞았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특별한 타이틀을 붙이지도, 작품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내려고 애쓰지도 않았습니다.강의를 하면서 ,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문득문득 피어오르는 감정과 생각들을
가장 단순하고 솔직하게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용기에 가득 담긴 물이 흘러넘치듯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저의 느낌을 저만의 표현 언어로 옮겨낸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세 번째 전시회 이후 의식의 흐름처럼 그렇게 작업으로 이어져왔던 작품들을
하나의 결과물로 정리해본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을 작업하면서 불필요한 모든 것을 배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설명과 덧붙임이 필요 없는 직관적인 작업을 하자 눈에 보기 좋고 마음에 보기 좋은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자유분방한 표현 속에서 작가로서의 만족감이 높아졌고 저 자신이 힐링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먹’을 바탕으로 하지만 작업의 재료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먹’은 가장 심플한 컬러를 표현하는 재료지만 농담을 통해 다른 재료들이 따라올 수 없는 깊이와 내면의 화려함을 표현합니다. 여기에 유화물감, 아크릴물감, 크레파스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채로운 작품을시도했습니다. 대신 컴퓨터 작업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기계를 거치는 순간 가공된 식품처럼 본래의 맛을 잃어버리는 작품이 되어 버린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작품을 통해 그렇게 모든 것을 비워나가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그 속에서 재미와 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삶에서도, 작품에서도 본질에 집중했을 때 더큰 풍요로움이 다가온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어느 때보다 작업이 즐겁습니다. ‘이제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작품을 시작할 수 있겠다.’ 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다양한 디자인작업과 수묵작업, 회화성 있는 작업을 시도한 결과, 작가로서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오롯이 세워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혼자만의 즐거움이 아니라 작품을 접하시는 분들께 즐거움과 마음의 울림을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 작품을 고민을 합니다. 모든 것을 소진시키고 난 뒤의 텅 빔, 그곳에서 새로운 작품이 시작됩니다. 더 뜨거운 충만함, 채움을 얻기 위한 행복한 비움의 여정은 계속 될 것입니다.
2018. 7. 30 지 용 선
